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 이사장)
1. 정부 발표의 문제점
1) 정부는 국민의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중요한 관련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다.
<1> 천안함 사건과 독수리훈련과의 관련을 은폐하고 있다.
정부는 천안함과 독수리 훈련과의 관련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나 천안함이 독수리훈련에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또 이번 독수리훈련에 참여한 미 7함대의 수상함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으나 잠수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국 군대의 참여 여부를 포함하여 이 훈련의 목적과 훈련 내용도 베일에 싸여 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민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같은 강대국 정부들은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2> 필수적으로 공개해야 할 기록물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회 특위 위원들에게조차도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았다.
사고 원인 규명에 필수적인 사항인 당시의 항적 기록(KNTDS)과 교신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뒤늦게 일부 공개한 KNTDS 기록은 조작 의혹이 있다.
사고 당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TOD 동영상도 결정적인 부분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그것을 촬영한 초소의 위치가 거짓이라는 의혹이 있다.
함내의 CCTV에 있어서도 시간을 지워서 사고원인 규명에 도움이 되지 못하게 했다.
<3> 사고원인 규명에 결정적인 절단면과 스크루 부분을 인양 초기에 보지 못하게 했다.
4월 15일 인양 당시, 배의 절단면을 그물로 가리고 근접 사진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함미를 인양하여 바지선에 옮기고 절단면의 그물망을 보강하고 스크루 부분에 가림막을 친 후 기자들에게 수 백m 거리에서 잠깐 둘러보게 했다. 위가 그물망 보강 전, 아래가 보강 후의 모습이다.
2) 정부는 사건의 진실을 조작해 왔다.
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은폐, 조작하고 있는 사례는 무수하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3월 26일 밤, 구조 상황을 보여주는 해경 동영상에서 물위에 떠 있는 물체를 가라앉고 있는 함수라고 하며 보도한 것. 그것은 둥둥 떠 있는 천안함 함미다. 함수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그래픽이 조작되었음이 분명하다.
<2> 3월 27일 아침 용트림바위 앞바다에 떠오른 물체를 천안함 함수로 조작한 것. 그 물체는 천안함이 아닌 다른 선박의 함수다. 이 또한 천안함의 함수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그래픽이 조작되었다.
<3> 갑판에서 여러 가닥의 밧줄을 내려 마치 스크루가 그물에 엉킨 것처럼 보이게 조작했다. 맨 위의 사진은 이 밧줄을 스크루에 매어 놓은 듯하다. 그러나 그 아래 사진들에서 보듯이 밧줄은 갑판에서 내려진 것이다.
<4> 4월 15일 밤, 스크루 부분에 가림막을 치고 무언가를 고치는 작업을 했다.
<5> 배의 외부 도장을 벗겼다. 이런 조작으로 배의 흘수선 부근에 있던 심한 스크레치가 잘 드러나지 않게 만들었다.
<6> 스크루 부분은 물리적으로 조작되었다. 프로펠러 날개 끝부분이 반들반들하게 닦였다. 볼트 부분은 빛이 날 정도다. 날개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보스를 날개와 결착하는 볼트 부분은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이 확실하다.
3) 정부 발표는 수없이 말 바꾸기를 해 왔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수없이 거짓말을 해 왔음을 뜻한다.
대표적인 것이 사고 시간과 장소이다. 사고 시간은 사고 직후부터 9시 45분에서 4월 7일 9시 22분까지 대여섯 차례 바뀌었다. 사고발생 장소도 백령도 서남방 1마일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말바꾸기 끝에 연화리 서남방 2.5km 최종 정리했다.
TOD 동영상이 없다고 했다가 내놓은 것도 말 바꾸기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스크루가 휘고 부러진 것도 함미 부분이 해저에 닿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가 곧바로 관성력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말을 바꾸었다.
함미를 발견한 것이 민간어선이라고 인정했다가 뒤에 가서 민간어선이 발견한 것은 침몰한 어선이라고 했다. 최근에 발견된 괴 선박도 어선이라고 했다가 이제 와서는 상선이라고 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천안함 함장도 마찬가지였다. 1초 만에 함미가 사라졌다고 했다가 실종자 가족들의 질책을 받고 “순식간에 사라졌다”라고 말을 바꾸었다.
가장 큰 거짓말은 실종자 구조에 최우선을 둔다는 말이었다. 원인 규명은 인양 후로 미루고 실종자 수색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홍보했으나 사고원인에 대한 홍보는 인양이 되기도 전에 이루어졌고 실종자 구조는 가장 늦게 이루어졌다.
그래서 양식 있는 국민들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국방부와 이명박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천안함 사고에 대하여 이명박 정부의 발표는 어느 것은 인정하고 어느 것은 부정하고 할 수가 없다. 모조리 불신하지 않을 수 없다. 3월 26일 오후 9시 22분에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km 해점에서 북한의 연어급 잠수함이 발사한 버블젯트 형 중어뢰를 맞아 두 동강났으며, 그 후 함미는 폭발지점에서 북서쪽으로 200야드 떨어진 곳에 곧바로 침몰하여 승조원 전원이 사망하고 함수는 연화리 주민들 모르게 순식간에 남동쪽으로 7km 이상 떨어진 장촌포구 앞바다로 떠내려가서 59명의 승조원 중 58명이 구조된 후 그 부근에서 침몰했다는 스토리를 어느 한 구석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그래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에 의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국민에 의한 국정조사를 의미한다.
2. 천안함 사건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믿을 수 없는 국방부와 이명박 정부의 발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국민들의 진실규명을 위한 주체적 노력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제도권 야당, 온·오프라인 언론, 진보적 시민사회·정치단체, 양심적인 전문가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말고도 수많은 네티즌들이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연구하고 토론을 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나름으로 백방으로 알아보고 추론하였다.
그런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천안함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한다.
1) 사고 시간
정부 발표처럼 사고 시간을 특정한 시각에 한정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천안함 침몰 사고는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배가 두 동강나는 사고 이전에 스크루 부분에 분명히 사고가 있었다. 그 시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사고의 시작일 터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일요일인 3월 28일 오후 군은 현지를 방문한 정운찬 총리에게 사고 상황을 보고하면서 최초 사고는 9시 15분에 일어났다고 보고하였는데, 혹시 그 시각이 스크루가 파손된 시각일수도 있다.
그 다음이 배가 두 동강나는 사고 시각이 있다. 이 시각을 정부는 9시 22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시각은 KNTDS 상의 소실 시간과 백령도 지진 관측소에서 감지한 지진파 시간을 근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TOD 영상 아래에 작게 표시되어 있는 서버의 시각으로는 함수와 함미가 최초로 분리되는 영상의 시각은 밤 9시 25분 36초가 되고, 이 서버 시계가 정확하다고 인정하면 두 동강난 시각은 9시 25분경이 된다. 최원일 함장도 사고 직후에 실종자 가족들에게 불려나가 상황을 보고하면서 9시 25분까지 KNTDS를 보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이것도 정밀하게 조사를 해 보아야 한다.
또 하나는 배의 좌우현의 흘수 부분에 나 있는 긴 스크래치이다. 이것이 좌초에 의한 것이 되었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되었건 스크루 부분의 사고나 배의 허리를 분지른 사고와는 다른 사고이다. 만약 이것이 좌초에 의한 스크래치라면 그 좌초는 배의 함수 부분부터 함미 부분에까지 배 전체에 걸친 좌초이어야 할 것인데, 이 경우 소나에 큰 파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소나에서 그 정도의 큰 파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배 좌․우현에 나 있는 긴 스크래치는 스크루 부분의 사고와는 별도의 사고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사고의 실체와 시각에 대해 정부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고 있다.
2) 사고 장소
국방부는 사고 장소를 연화리 서남쪽 해상 2.5km 해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발표한 해점 124도 36분 02초E 37도 55분 45초N 지점에서 연화리(연지동)까지의 최단 거리는 2.7km이다. 그런데 왜 2.5km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사고 장소는 연화리(연지동) 앞바다가 아니라 장촌포구 앞바다이다. 그 근거는 그곳에서 구조 활동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구조위치가 결코 사고위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해경 상황도에 보면 반파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데 장촌포구 앞바다이다. 이 지점을 해경은 구조하러 도착했을 때 천안함 함수가 있던 지점이라고 했다. 그런데 해경이 구조하러 도착한 시각은 10시 15분경이다. 그렇다면 국방부 말대로 9시 22분에 배가 두 동강나는 반파가 되었다고 해도 해경이 도착한 시각까지는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한 시간이 안 되는 동안에 국방부가 얘기한 그 좌표에서 해경이 반파위치라고 표시한 그 위치까지 배가 표류해 올 수는 도저히 없다. 직선거리로도 7.5km에 달한다. 조류 속도를 2노트라고 하고 아무런 저항 없이 조류속도대로 표류한다고 해도 1시간 동안 그 거리의 절반인 3.7km 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더구나 조류는 그 시간대에 강하지 않았고 10시 반 이후에는 약화되어 거의 정조 상태로 들어갔다. 그런 상태에서 1시간이 안 되는 동안에 7.5km를 표류해 온다는 것이 있을 법한 일인가?
오른쪽으로 누운 함수가 단시간에 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멀리 표류해 왔다는 데 대해 3월 28일 해군 정책실장도 의문을 제기한 바가 있다.
천안함을 구조하러 장촌포구 어민들은 3월 26일 밤 달려 나갔다. 그러나 거기에서 1.5km 서쪽에 있는 중화동 포구에서 어민들이 구조하러 나갔다는 소문은 들어보지 못했다. 배가 서쪽에서 떠내려 왔다면 상식적으로 중화동 포구 어민들이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을 했어야 한다.
초기 언론보도는 분명히 사고 지점을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라고 했고, 백령도 남단이라고 했으며, 육지에서 1마일 떨어진 곳이라고 했다. 이 보도를 사실이라고 한다면 연화리 서남방 2.7km 지점은 천안함이 두 동강난 사고지점이 아니다.
3월 27일 오후 백령도 현지 사고해점이 내려다보이는 초소에서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상황판 지도에 사고 지점은 장촌포구 앞바다로 표시되어 있다.
3) 사고 원인 (1) : 두 동강난 사고
두 동강난 사고가 버블제트 어뢰로 인한 것일 수 없다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지적되어 왔다. 여러 가지 근거 가운데 다친 사람들의 모습이 가장 확실하다. 화상 흔적, 폭발압력으로 인한 고막 파괴나 신체절단 흔적이 전혀 없다. 이처럼 강한 열과 압력이 가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폭발물에 의한 고온․고압의 열과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의 선체에도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강한 압력의 흔적은 있어도 강한 열의 흔적은 없다. 버블제트라고 해도 고압의 가스가 팽창, 수축하는 범위 안에서는 열을 받은 흔적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폭발원점에서 선저까지 3~6m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는 초계함을 순식간에 두 동강낼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중어뢰의 경우 그 폭발압력이 직접 미치는 범위 안일 것이다. 따라서 선저 절단 부분에 열을 받아 녹은 흔적이 있어야 한다.
또 어뢰라면 높은 물기둥이 솟아야 한다. 그리고 견시병은 버블효과로 인해 튕겨나가서 바다에 빠지는 것이 정상이고, 그렇지 않고 함교 정위치를 지키더라도 물을 뒤집어써야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15일 국방부 설명회에서 관계자는 좌현 견시병이 물기둥에 젖지 않은 이유로, 배가 오른쪽으로 90도 넘어졌기 때문에 배의 좌현이 견시병의 몸 위쪽에 위치하게 되어 물기둥이 견시병에게 쏟아지지 않게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밀어뜨리는 공격을 받았다면 모를까 버블제트 공격을 받았다면 물기둥이 솟았다가 내려오는 짧은 시간 동안 배가 ‘V자’와 ‘역V자’ 형태로 상하로 움직이고 물에 떠 있지 곧바로 좌우 어느 한쪽으로 급속히 기울어지지 않을 것이다. 절단된 부분으로 물이 차 들어옴으로써 비로소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의 설명은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로 옮기면, 국방부의 7월 15일자 <천안함 피격사건 설명자료> pp21~22를 보면 이렇게 적혀 있다.
⑤ 물기둥 관련 ○ 생존자 진술 • 천안함 좌현 견시병 얼굴에 물방울 튐 등을 종합하여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고 판단하였음. • 어뢰폭발이라면 견시병이 바다에 빠지는 등 큰 충격을 받아야 하고, 최소 1/3 이상 인원은 물벼락을 맞아야 함. 그런데 어떻게 물이 튄 정도이며 물기둥을 본 사람, 물벼락을 맞은 사람이 없나? • 좌․우현 견시병을 제외한 모든 승조원은 함내에 위치하고 있었음. • 당시 좌현 견시병은 갑작스런 폭발과 함께 선체가 위로 들리면서 뒤로 넘어졌고, 몸이 1m 정도 공중으로 떴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오금을 난간에 부딪쳤으며, 곧이어 함수가 우현으로 기울어 공황 상태에 빠졌었음. • 하지만 좌현 견시병은 폭발지점인 가스터빈실로부터 20여m 이격되어 있어 물기둥의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었고, 천안함이 북서방향으로 이동한 반면 물기둥은 북동방향으로 날렸으며, 함수가 우현으로 전도되면서 견시대 난간(윙 브리지)이 지붕 역할을 해줌으로써 직접 물벼락을 맞지 않고 얼굴에 물방울 정도만 튄 것임. |
천안함이 두 동강난 것은 내부폭발이나 피로파괴보다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절단면을 직접 육안으로 보고서 판단할 때 좌현은 밖에서 안으로 휘어 들어갔고 우현은 뚜렷하지 않았다. 좌우현 모두 선저에서 위쪽으로 압력을 받아 밀려 올라갔다. 그러므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어떤 힘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터빈실이 떨어져 나간 것, 연돌이 떨어져 나간 것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그 힘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폭발력이거나 물리적 충격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터인데 폭발력이라면 위에서 제기한 버블제트 어뢰설의 문제에 걸린다. 결국 물리적 충격일 것이라는 추론이 성립한다.
그런데 어떤 물리적 충격일까? 힘은 좌현쪽에서 가해졌다. 그런데 좌현 절단면의 모습은 흘수선 아래 부분과 위 부분에 가해진 힘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흘수선 아래 부분에 훨씬 큰 힘이 가해졌다. 이에 비해 우현쪽은 선저에서 갑판까지 10여m가 떨어져 나갔다. 이로 미루어 어떤 힘이 좌현 흘수선 아래 부분에서 우현 갑판 쪽 방향으로 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태로 힘을 가할 수 있는 것은 일반 선박일 수 없고 잠수함일 수밖에 없다.
<좌현>
(함수)
(함미)
독수리 훈련 중에 잠수함도 참여하고 있었으므로 그 훈련에 참여한 잠수함인지 아닌지 어느 나라 잠수함인지는 추론하기 쉽지 않지만 잠수함일 가능성은 아주 높다. 그래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4) 사고 원인 (2) : 좌우현 스크래치 사고
스크래치는 좌현과 우현 양쪽에 길게 나 있다. 좌현 쪽이 조금 더 선명하지만 양쪽에 다 스크래치가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스크래치들은 선저라고 하기보다 흘수선 바로 아래 부분에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스크래치들은 뻘이나 모래톱에 좌초해서 생긴 스크래치라고 보기 어렵다. 먼저 뻘에 깊이 박히려면 수심이 아주 얕아야 할 것인데, 그런 얕은 곳에 함수에서 함미까지 뻘에 박혔다 해도 천안함의 것과 같은 형태로 스크래치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또 그런 정도로 깊이 좌초했다면 부력이 없어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인양해야 했을 것이다.
모래톱에 좌초해도 천안함의 것과 같은 스크래치가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 경우 스크래치는 선저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스크래치는 커다란 의혹이다. 어떤 힘이 흘수선 바로 아래 높이에서 즉 해수면 위치에서 함수로부터 함미까지 밀고 나가지 않고는 저런 스크래치가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좌현 쪽 한번, 우현 쪽 한번 이상 그와 같은 물리력을 가해야만 저런 스크래치가 만들어질 것이다.
<좌현>
<우현>
5) 사고 원인 (3) : 스크루 파손 사고
<1> 스크루 상태 개관과 판단
<좌현 스크루>
<우현 스크루>
둘째 좌·우 현 스크루에서 각 하나씩 날개가 뿌리 부분이 부러져 있다.
셋째,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스크루 손상에 비해 특징적인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스크루 날개가 휘었는데 날개의 뿌리에 가까운 부분이 휘었을 뿐 아니라 날개의 끝 부분은 날개의 중간 부분과 반대 방향으로 휘었다. 즉 완만한 S자 형을 이루고 있다.
넷째, 좌·우 스크루의 부러진 날개들에서 부러진 부분이 검게 변색되어 있다.
다섯째, 좌·우현 스크루 모두 부러진 날개 이외에도 손상이 심한 날개들의 금속 재질이 변색되어 있다.
여섯째, 우현 스크루의 오른쪽 아래 날개의 아래 부분이 변형되어 있고 불에 녹아내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곱째, 좌·우 스크루 모두 날개의 끝 부분에 군데군데 변색되고 파손된 부분이 있다.
여덟째, 스크루 하우징과 키에도 불을 먹은 흔적이 있다.
아홉째, 손상된 날개들의 앞뒷면과 날개를 하우징에 연결하는 볼트가 심하게 닦이고 깎인 흔적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겨레> 신문에 보도된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에도 언급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종합할 때 스크루에는 열과 압력이 복합된 요소 즉 폭발물 폭발이 있었고 그것에 의해 스크루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저런 정도라면 날개 그 자체만이 아니라 날개와 축, 축과 감속기어를 연결하는 부분에도 손상이 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스크루 사고는 배 허리가 두 동강난 사고에 선행했을 것이다.
인양한 이후 이 사실을 은폐하고자 심하게 변질, 변색된 날개를 파손하고 그 밖에 변질·변색된 부분을 닦아내고 깎아냈을 것으로 보인다.
<2> 국방부 발표 비판
스크루 부분의 손상에 대해 국방부는 인양 직후에는 배가 침몰하면서 바닥에 닿는 과정에 충격으로 부러지고 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배의 꼬리 부분이 먼저 가라앉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과 그런 이유라면 정지해 있는 스크루에서 오른 쪽 스크루의 경우 어떻게 다섯 개 날개가 모두 휠 수 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국방부는 말이 되지 않는 변명으로 스크루 파손 사고를 은폐하려다가 실패했다.
이후 국방부는 “스크루가 급정지하며 관성력에 의해 스크루 프로펠러가 휜 것”이라고 설명을 바꾸었다. 스크루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다가 1/100~1/1000초 사이에 급작스럽게 정지하면 회전에 의해 남아 있던 관성력에 의해 스크루의 날개 부분이 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그렇게 1/100초~1/1000초 사이에 스크루가 정지할 수 없을 것이다. 국방부 말처럼 관성력 때문에!
그런데, 급정지 때문에 휘었다면 왼쪽 스크루도 급정지에 의해 모든 날개가 휘었어야 하는데, 일부 날개는 휘고 일부 날개는 휘지 않았다. 이것은 급정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국방부는 좌현 스크루 프로펠러가 멀쩡한 이유에 대해서는 “좌현 스크루는 급정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현 감속기어는 옆으로 밀려나갔는데 좌현 감속기어는 멀쩡했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직접 조사해 봐야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알 수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왼쪽 스크루는 급정지하지 않았다면 왜 날개가 부러지고 휘었을까? 바지선에 탑재하는 과정에서 지지대가 부러져서 바지선 바닥과 충돌하여 부러졌다고 대답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대는 절단면 부분의 것들이 부러졌고 그로 인해 스크루 부분은 위로 들려 있었으므로 진위가 의심스럽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의 이 설명은 좌현 스크루 손상된 날개들의 변색, 변질된 현상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그 밖에도 언론 검증위가 밝힌 것처럼 급정지로 인한 관성력이 원인이라면 스크루 날개들은 배 꼬리 쪽으로 휘어야한다. 그러나 휜 날개들은 모두 배의 절단면 쪽으로 휘었다. 그래서 관성력에 의해 휘었다는 주장은 파산이 났다. 그런데도 7월 15일 시민사회단체 대상 설명회에서도 군은 종래의 ‘관성력 설’을 고수하며 강변했다. 그러면서 날개들이 바지선 바닥에 부딪쳐 부러졌다는 근거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부러진 날개의 파편을 보여 줄 수 있다고 큰 소리쳤다. 이것은 마치 민간어선이 발견한 괴 침선을 보여줄 수 있다고 큰소리치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자들의 안하무인의 행태였다. 진정성이 있다면 그렇게 큰소리 칠 것이 아니라 그 파편을 현장에 비치하고 전시했어야 한다.
<3> 폭발물이 만들어낸 압력과 열에 의해 손상되었음 보여주는 사실들
(심하게 휘고 불에 녹아내린 부분 : 우현 스크루 오른편 아래쪽 날개. 뒷면에서 본 모습)
(날개 뿌리 부분이 심하게 휘고 전반적으로 심하게 변색·변질된 부분 : 좌현 왼편 아래쪽 날개)
(날개가 S자 형으로 휘고 끝 부분이 약간 변색·변질된 부분 : 우현 스크루 왼편 위쪽 날개)
(여러 날개들에서 볼 수 있는 날개 끝에 불에 타서 변색되고 손상된 부분: 우현 스크루 왼편 위쪽 날개와 좌현 스크루 왼편 아래쪽 날개의 끝 부분 )
(기타 불을 먹은 흔적이 있는 주변 기기)
6) 괴 침선의 실체와 천안함 사고와의 관계
지난 8월 4일 군이 그 동안 천안함 사고발생지점이라고 주장해 왔던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해역에서 의문의 선박이 침몰되어 있음이 GPS와 어군탐지기로 확인되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과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간 천안함 조사단’ 이 선박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이 해역을 사흘간 탐색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이드스캔 소나로 촬영하지 못하여 침몰선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는 데는 미치지 못하고, 잠수부들의 수중 촬영을 통해 갑판과 우현을 조사하였다.
중요한 것은 천안함이 피습되었다고 하던 곳에서 100여m 밖에 되지 않는 곳에 천안함보다 큰 선박이 침몰해 있었다는 것이다. 그곳은 천안함의 함미가 침몰해 있다고 하던, 사고지점으로부터 북서쪽으로 180m 되는 지점과 인접해 있다. 그렇다면 군이 천안함 함미가 침몰해 있다고 하던 곳에 그 괴 선박이 침몰해 있었던 것이 된다. 그리고 함미는 사고지점에서 북서쪽이 아니라 남동쪽 180야드 되는 지점에 침몰해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민간어선이 발견한 것이 천안함이 아니라 오래된 어선이라고 했던 말도 거짓이 된다. 결국 민간어선이 발견한 천안함 함미를 오래된 침몰 선박으로, 오래된 침몰 선박을 천안함 함미로 바꿔치기해 오다가 들통이 난 셈이다.
그러면 이 의문의 침선은 어떤 배일까? 우선 군은 일제시대에 침몰된 상선으로서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고 하는데 정말 무관할까? 무관하다면 왜 위에서 말한 바꿔치기를 했을까? 그 배가 어떤 배인지 군은 사이드스캔 소나로 촬영한 것이 있다는데, 이를 즉각 공개해야 하고 나아가 이 선박의 실체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한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천안함이 두 동강난 지점이 연화리 앞바다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그 배가 침몰해 있는 자리는 천안함 사고지점이 아니다. 그런데 군은 이 괴 선박이 침몰해 있는 해역을 천안함 사고 해역으로 잡았다. 왜 그랬는지 또한 커다란 의혹이다. 그 이유를 군이 스스로 고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실시해서 밝혀야만 한다.
3. 진실규명을 위하여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는 영령들이 고이 눈을 감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도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진실규명보다 평화실현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가 있는데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진실에 입각하지 않고 평화를 외쳐 보아야 진실과 정의 입각한 참된 평화가 아니라 단지 전쟁 없는 상태를 구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그러한 ‘전쟁이 아닌 것으로서의 평화’도 분명히 매우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외세에 의한 분단과 예속이 반세기가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한반도에서 분단과 예속이 사라지지 않는 한 참다운 평화는 없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참다운 평화는 정의에 입각해야 하고 정의는 진실에 입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진실규명은 평화실현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으며, 어떤 면에서는 평화실현의 전제조건이기까지 하다.
또 하나 진실규명은 정부의 몫이고 우리는 의혹만 제기할 뿐이라는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다. 의혹도 어느 정도의 진실규명이 없이는 힘 있게,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없다. 북한제 어뢰에 의해 피습된 것이 아니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기 위해서도 연화리 앞바다에서 건졌다는 어뢰 추진체가 조작이라는 것, 1번 글자가 조작이라는 것을 밝혀야만 한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사고 시간과 장소가 조작이라는 것, 사고원인이 버블제트 어뢰 폭발이 아니라 좌초든 잠수함과의 충돌이든 다른 데 있다는 것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추정 수준에서지만 이와 같은 진실 공방을 벌일 필요가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행정부와 국회 등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민중은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데 동의가 되지 않는다. 민중의 집단적 정보력과 지식력을 모으면 상당한 정도까지 의혹제기를 넘어 진실 규명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군이 관계된 문제인 만큼 완전하고 최종적인 진실 규명은 국가기구를 통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기구가 진실규명에 나서게 만들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도 민중 스스로 상당한 정도까지 진실을 규명해야만 한다. 진실을 밝히고 은폐되고 조작된 것을 폭로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 이미 스크루 문제, 괴 침선 문제 등 많은 의혹 지점에 관해서 진실이 밝혀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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